수필

끼리끼리/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0. 17. 21:18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다.

이는 비슷한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상종(相從)한다는 뜻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 동의어(同義語)이다.

해서 일도, 노는 것도 비슷한 사람끼리, 끼리끼리한다.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신분이나 외형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지연이나 학연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그들끼리, 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또 그들끼리, 그렇게 상종하며 살아간다.

글쟁이들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글쟁이도 세계도 사람이 살아가는 동네이기 때문이다.

단톡방에 들어가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김 시인의 품성을, 조 수필가의 성향을 확실히 읽을 수 있다.

비쩍말라 볼품없고 직업도 천직인 내가 단톡방에 떳다하면 명 시인이나 장 시인은 얼씬도 않는다. 신분이나 외형을 중시하는 글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천 시인이나 이 소설가는 득달같이 달려온다. 그들은 신분보다는 인간의 내면을 중시하는 문인이기 때문이다.

글쟁이는 이상향(理想鄕)의 세계를 꿈꾸어야한다. 물론 현실적으론 불가할지 모르지만 이상이라도 가져봐야 된다는 얘기다.

물간 생선이라는 비아냥소리를 들을지라도 그것은 글쟁이가 지녀야할 덕목(德目)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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