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퇴근길6/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9. 16. 22:07

 

 

퇴근시간이 15분 앞으로 다가왔다. 창문을 닫고, 수신기를 점검하고, 경비일지와 순찰기를 제자리에 두고, 혹시나하고 전열기기를 살펴봤지만 이상이 없다.

10시가 되면 소등하고 문잠궈고 자전거에 올라앉으면 신바람이 날것이다. 좋아서 콧노래가 나올 것이다.

직장인에게 하루종일 어느 때가 가장 즐거운 시간이냐고 묻는다면, 열의 열사람 모두 퇴근시간이라고 할 것이다.

집에 돌아가봐야 그집이 그집이고 그사람이 그사람이다. 그래도 퇴근길은 즐겁기 한이 없다.

밤 9시48분, 알람이 울었다. 이제 가방 둘러매고 자전거에 올라앉을 일만 남았다.

오늘밤은 하늘이 잔뜩 흐려서 별빛도 없다. 가로등이 있다지만 뒷골목은 어둡다. 별빛이 없는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가면 콧노래가 나올지 모를 일이다.

글 몇줄 쓰느라 시간이 5분쯤 지체됬다. 퇴근하자. 집사람이 가다리는 집으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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