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옥상에 올라가지 않았다.
후덥지근 푹푹, 삶아되는 찜통더위를 견디다못해 밤이면 옥상에 올라가곤 했었는데 어젯밤엔 올라가지 않았다. 더위가 조금 물러섰기 때문이었다.
올여름은 유난스레 더웠다. 영천 어딘가에서는 40.3도라는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오기도했다. 어젯밤도 조금 낫다뿐이지 열대야熱帶夜는 계속되었다.
지구는 자전自轉한다.
어제가 입추立秋였다. 아무리 덥다해도 계절은 이미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메밀잠자리가 마당위 하늘을 빙글빙글 돌아다닌다. 밤이면 풀벌레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알게모르게 가을은 살가운 연인처럼 우리들 곁으로 살짝쿵 다가오고 있다.
옥상바닥에 신문지 몇장깔고 벌렁 들어누워 한줄기 바람을 쐬며 밤하늘별을 헤던 무덥던 여름밤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세월은 가고 추억은 남는 것!
그 무덥던 여름밤도 늙은이의 가슴 한켠에 정겨운 추억으로 남을날도 불과 얼마남지 않았다.
열어놓은 창문으론 바람한점 들어오지 않는다. 확확 찌는 열기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추(中秋)의 하늘/문경아제 (0) | 2018.10.12 |
---|---|
퇴근길6/문경아제 (0) | 2018.09.16 |
나목(裸木)1/문경아제 (0) | 2018.06.24 |
우리 집 매실나무/문경아제 (0) | 2018.06.11 |
오동개비/문경아제 (0) | 2018.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