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0. 15. 21:34

 

자전거를 타고

밤길을 나설 때면

꼭 따라붙는 낯익은

친구가 있다

 

안동병원에

진료받으러 갔던

집사람이 돌아온다고 하기에

대문을 나서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오늘밤도

그 친구는

어김없이

따라붙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렇게

따라붙다

왼쪽

오른쪽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나랑

어깨를 나란히 할때도 있었다

 

밤길을 동행해 주는

고마운

그 친구도

나처럼 가난뱅인가보다

사시사철

때잘타지않는 까만 옷만 입고

그 흔한

자가용 승용차 한 대 없이

삐걱삐걱 털털털

고물자전거만

타고다니는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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