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3/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0. 6. 10:06

청승맞게 울어대던

산비둘기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리는 빗물 속에

녹아버렸나보다

 

제비새끼마냥

재잘거리던

아이들 떠드는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 소리도

내리는 빗물 속에

녹아버렸나보다

 

윤아 엄마

자전거가

발이 묶였다

윤아 엄만

뭐 타고 출근했을까

 

눈감으니

보인다

건들빼기 밭에서

뽕다래끼 매고

올라오시는

울 어매 모습이

치마저고리는 비에 흠쩍 젖었는데

다라끼 안에는

빨간 오종감홍시

세개가

옹기종기

다정히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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