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8. 28. 09:12

 

 

 

비가 내린다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여름 소나기처럼

자락자락 쏟아진다

 

고추잠자리는

감나무 밑에

메밀잠자리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한갓진 곳에 숨어있는

까만 고양이 등에 올라앉아

비피하겠다

 

저 비,

그치고 나면

우리 집

화장실안에 살고 있는

어린 귀뚜리 오누이

귀뚤귀똘 울겠다

 

귀뚜르르

오빠가 울면

누이는

목청 한껏 가다듬어

귀또르르

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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