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됐수
참 안됐수
사람 그렇게
푹푹 삶아놓더니만
참 안됐수
귀뚜라미 등에 업혀
스리슬쩍 다가오는
가을에게 자리 내어주고
슬금슬금 달아나는
그대의 몰골이 참 안됐수
그러나 고맙수
억수같이 퍼붓던 소나기 그치던 날,
동쪽 하늘에
보남파초노주빨
일곱색깔
무지개
곱게 걸어줘서
여덟살배기
우리집 떼쟁이
둘째 손녀딸 볼따구니에
통통하게 살오르게
해줘서
정말 고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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