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조건/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8. 13. 14:07

 

 

 

 

 

벌거숭이 민둥산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고

반짝이는 햇살이

떡갈나무 넓은 볼에

살짝 입맞추며 배시시 웃을때

야호하고 맞장구치는 메아리가 되어야한다

 

앞산 비둘기

구구구구 구구구구

목이 메일 때

구성진 사연을 풀어보아야한다

 

삼복더위를 견디려고

까만 자동차밑에

늘브르져 누워있는

새카만 어미 고양이에게

빈 켄맥주통 던지는

놀부 사촌이 되어서도

안된다

 

시인은 적당히

배가 고파야한다

배가 부르면  

시가 쓰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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