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야/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0. 12. 15:20

 

저, 유리거울처럼 말간

갈하늘 속에

내가 사랑했던

소녀가 숨어있을 것만 같아

눈비비고 올려다본다

 

하늘가

어딘가에

배시시 웃으며

숨어있을 것만 같아

찾고, 찾고, 또 찾아보았지만

소녀는 

보이질 않는다

 

그 옛날 어릴적,

열여섯살

작은어매가

걸핏하면

어린 조카를

놀래키던

부뚜막

도마속

귀뚜라미는 보이는데

소녀는 보이지 않는다

 

아~

그렇구나

그걸 몰랐구나

찔레꽃처럼

순박한

시골소녀라

부끄러워

못 나오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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