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0. 14. 14:40

 

 

희야,

들리니?

목고개 후미진 곳에서

갈바람

싸늘하다고

목 쭈욱 빼고 울어대는

산비둘기의 설운 울음소리가

네 귀에도 들리니?

 

희야,

보이니?

"하나, 둘, 셋, 넷, 오, 여섯, 칠, 팔, 아홉,

공,구, 팔, 칠, 육, 오, 넷, 삼, 둘, 하나

당소(當所)는 문경아제, 귀소(貴所)희야는 감잡고 응답하라!"

무전기 켜놓고 너를 호출하는

내 모습이 네 눈에도 보이니?

 

유리거울 같은

갈하늘 속에

열아홉

꽃띠 아가씨의 해맑은 꿈이

숨어있구나

 

다시는 짝사랑

하지않기로 다짐했거늘

오늘도 별수 없이

쪽빛 갈하늘 퍼담아

날아갈세라

가슴속에 고이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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