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막둥이 손녀딸 시우는 여덟살 초등학교1학년이다.
이뿌다. 솔직하게 말해서 지 언니 만큼은 아니지만 꽤 예쁘다.
막둥이는 지 언니를 따라잡으려고 무진 애를 쓰는 것 같다.
손짓 발짓 율동, 얼굴표정까지도 지 언니 하는데로 따라하고 있으니 말이다.
막둥이에겐 지 언니가 롤 모델이다.
학교도 가기 싫다더니 입학하고부터 꾸준히 출석은 한다. 아주 농땡이를 피울줄 알았는데 그나마 다행이다.
꼬맹이는 손재주가 있는지 만들기를 잘한단다. 이번 추석에 내려와서 제손으로 만던 저금통을 선물하고 갔다.
여섯살때였다. 그때 지 언니는 열살 초등하교4학년이었다.
꼬맹이가 지 언니보고 말했다.
"난, 남자는 싫어. 그래도 할아버지는 좋아."
"왜에?"
"할아버지니까!"
우리 집엔 손자는 없다. 손녀딸만 둘이다.
어머니 우리 집엔 손녀딸만 둘입이다
당신께서 귀여워할 증손자는 없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저도 어찌 못합니다
문경아재의 시조 「초우7」중에서
그렇다. 우리 집엔 대를 이을 손자는 없다. 손녀딸만 둘뿐이다.
세상의 그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는, 늙은 우리내외가 희망걸고 살아가는 손녀딸 둘뿐이다.
햇살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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