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픽션

예쁜 거짓말과 추잡한 거짓말/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9. 4. 13:09

 

열두살 초등학교5학년인 큰손녀딸이 어린이집 다닐때였다. 하얀 꽃잎처럼 나풀나풀 눈이 내리는 겨울이었다.

어느 날 충치를 치료하려 치과에 들리느라고 큰손녀딸이 어린이집을 결석을 했다고 한다.

다음날, 선생님이 큰손녀딸 신우에게 물었다고한다.

"김신우! 어제 왜 결석했니?"

우리 집 큰손녀딸은 이렇게 대답하더라고 전해졌다.

"예, 선생님! 김밥 싸가지고 공원에 소풍갔다왔어요."

눈내리는 한 겨울에 공원에 소풍갔다 왔단다.

 

비온 뒤라 초소 앞이 지저분하기에 대비를 들고 스륵스륵 쓰는데 새봄이 외할머니 권여사가, "어떤 사람이 쓰레기장에 모아놓은 병을 돌돌이에 싣고 갔어요." 라고 귀뜸해졌다.

가보자고 하며 권여사 뒤를 따라갔다. "저기 저사람이래요. 조금전에 가져다가 마트에 팔고 왔어요."

권여사가 손짓하는 샘가에는 50대의 왠 남자가 음식물쓰레기통을 씻고 있었다. 주민이긴한데 자주 만나지 못한지라 안면이 없었다. "혹시 쓰레기장에 모아둔 병가져갔니껴?"

내가 그렇게 묻자 그자는, "내가 그기에 있는 병을 왜 가져가니껴." 라고 대답을 한다. cctv 확인해보면 들통날일을 그렇게 발뺌한다. 목격자가 있는데도 말이다. 하긴, 어느 시러배 아들놈이 가져갔다고 하겠는가! 우선 아니라고 시침부터 떼고보지. 묻는 내가 덜 떨어진 사람이지.

세상은 이런저런 사람이 함께 공생하면서 살아간다. 나같이 덜 떨어진 사람도, 똑똑한 사람도, 악착떨어대는 사람도, 느긋하게 여유있는 사람도, 한하늘 아래서 함께 살아간다.

밝은 햇살 함께 받으며 맑은 바람소리 함께 들으며 그렇게 공존하며 살아가는 곳이 세상이란 큰 마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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