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사람과 사람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8. 24. 10:49

 

집사람과 둘만이 살아가는 우리 집은 비교적 조용한편이다.

물론, 집사람과 내가 한판붙었을 때는 예외이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 뒷집은 시끌벅적할 때가 많다. 식구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같은 세상에 시끌벅적하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사람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엊그제 아침만해도 그랬다. 아들과 며느리 손주들이 왁자지껄하며 어디로 몰려가는지 무척 소란스러웠다.

"다녀오겠습니다!" 상큼하면서도 조금은 어눌한 며느리 목소리가 나지막한 담너머로 들려왔다. 목소리가 어눌하다는 것은 토박이가 아니라는 뜻이다.

어디에서 왔으면 그게 무에 대수랴.

아들딸 낳아 잘기르면 그게 바로 코리아의 여인인 걸.

 

뒷집은 시어른 내외는 일층에서, 아들내외는 이층에서 생활하는듯 했다.

나보다 여덟살쯤 더 먹어보이는 영감님은 귀가 조금 어정쩡한 것 같아보였다. 그래서인지 목소리가 무척 크다. 친구에게 전화하는 게 다 들릴정도다.

오늘 아침은 어째 뒷집이 조용하다.

영감님이 어디 놀러라도 가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