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은
하루전날인 7월 6일 넘었다
땅파면서 넘었다
그날,
땅팔일이 있어서 아파트일꾼 셋이모여
가만히 서있기만해도 무덥던 그날
땅파면서 넘었다
그날 저녁때,
늘봄이외할머니 권여사가
닭개장 한냄비들고 초소에 찾아와
땅파시느라고 고생하셨다며
맛은 없지만 이것 드시고
힘내시라고 했다
강물처럼 흐르는 정을 업고
초복고개를 미리 넘던 그날은
그래서 행복했다
중복中伏이
눈을 부라리며
겁을줬다
초복처럼 업어주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땀을 억수같이 흘리며
그 망할자식을 등에 업고 넘어가는데
놈은 참 더럽게 무거웠다
말복末伏은 거저 먹기다
여치 등에 업혀서
넘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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