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 옛날 어릴적
마당위에 펴놓은 멍석에누워서 당신과 함께 바라보던
여름밤하늘의 고운 별들을
이 아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월식날
달이 점점 쪼그라들어 없어지면,
그 못된 불개가 집어삼켜서 그렇다며
소반위에 정안수 떠 놓고 빌고 또 비시던
당신의 주름잡힌 두 손을
이 아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초여름,
보슬비 보슬보슬 내리던 날
울섶에 피어난
노란 호박꽃의 너넉한 가슴을
이 아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오늘밤 별빛이 겁나게 쏟아지면
우리 집 옥상에 올라가봐야겠습니다
오욕五慾에 눈이 먼
이 아들의 눈엔 보이지 않겠지만
그래도 찾아보렵니다
당신께서 머무시는
파란 별집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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