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두평 하늘아래
서른여덟살
우리 집이
쨍쨍 내려쬐는 땡볕 온몸으로 받으며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묵묵히 앉아있다
우리 집
고물1호는
우직하리만큼 순박한
집이다
우리 집 고물2호와 3호는
금방 듣고도 잊어버리는
나와 집사람이다
고물4호는
건너 뛰고
고물5호는
앞마당에 서있는
자전거다
고물6호는
엊그제부터
내몸에서
살짝 비켜 서있는
내귀다
하긴,
70년 넘게 받아먹은 그릇이니
고물이 될때도 되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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