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2/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7. 19. 12:35

 

마흔 두평 하늘아래

서른여덟살

우리 집이

쨍쨍 내려쬐는 땡볕 온몸으로 받으며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묵묵히 앉아있다

 

우리 집

고물1호는

우직하리만큼 순박한

집이다

 

우리 집 고물2호와 3호는

금방 듣고도 잊어버리는

나와 집사람이다

 

고물4호는

건너 뛰고

고물5호는

앞마당에 서있는

자전거다

 

고물6호는

엊그제부터

내몸에서

살짝 비켜 서있는

내귀다

하긴,

70년 넘게 받아먹은 그릇이니 

고물이 될때도 되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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