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썩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음식물쓰레기통을 열면
시궁창 냄새보다 더 역겹다
토요일 오후,
쏟아져 나온 파지를 정리한다
해도해도 출구가 안 보인다
땀에 절은 옷이 몸에 착착 달라붙는다
태양의 열기가 무섭다
"해님! 요런 날은 좀 못본척 하면 안돼겠수?"
더위를 피해
707동 3, 4라인 현관앞으로 도망친다
우선, 살고볼 일이다
이곳은 음지다
엉덩이 깔고 계단에 주절머리 앉는다
한줄기 바람 불어온다
그 옛날, 어머니가 부쳐주는 부채바람이다
슬기엄마가 지나가다 자유시간 몇알을 손에 쥐어준다
"아저씨, 이것 드시면 좀 나을 거예요!"
하얀 백합꽃 피어났다
향기 참 그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