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7. 13. 10:09

 

 

땅도

마흔두 평

하늘도

마흔 두 평

자그만 우리집

 

하늘엔

뭉게구름이 가득하다

그림을 그린다

천상천하 멋쟁이 화백

뭉게구름이

그림을 그린다

 

양떼도 그리고

골목길 졸랑되며

걸어가는

강아지도 그린다

 

내맘

눈치챘는지

구름은

어느결에

첫사랑

갑사댕기를,

여름 보리타작마당에서

막걸리 한 사발 드시고

환하게 웃으시는

우리 집 아버지

그 멋진 웃음을,

번개같이 그려놓았다

한줄기 바람이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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