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루/김정애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1. 2. 15:07

 

사노라면

가지런히 놓인 징검다리 같은 나날 중

하루만은 건너고 싶지 않는 그런 날 있다

 

시랑하던 사람과 기약 없는 이별

쓸쓸히 뒷모습 바라보고 돌아 와

두 눈에 흘러내리는 눈물

 

한 번

세월 속으로 흘러 가 버리면

두 번 다시 되 돌아오지 않는

금쪽 같은 시간마저도 싫어지는

울적한 날 있다

 

툭 차면

가슴 속 아린 상처 봇물 되어

빨갛게 흐르는 고통의 강

 

홀로 동그마니 앉은 고독의 성

흰 눈 소복이 쌓인 겨울 산

가랑잎 되어 바스락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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