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말랐다.
저녁밥을 짜게 먹었나보다. 혈압이 높아서 음식을 좀 싱겁게 먹는편인데 어쩌다 속이 느끼할 땐 조금쯤 짜게 먹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땐 반드시 목이 말라왔고 그때마다 마트에 들려 조그만 콜라 한병을 사먹곤 했다.
어젯밤에도 그렇게 할양으로 마트에 들렸다.
마트엔 주인 박사장과 이 시간쯤이면 늘 놀다가는 오십대 중반쯤 된듯한 낯익은 남정네와 엇비슷한 또래의 이웃이 켄맥을 한잔 하고 있었다. 낯익은 남정네 곁에 앉은 사람은 첨보는 분이었다.
더운 여름밤,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몇잔의 켄맥 속엔 정이 흐른다.
늘 오는 양반의 또래인듯한 남정네가 나를 보더니 넌지시 일어서며 진열대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더운데 이리 좀 오시지요. 어떤 거 좋아하시나요?"
"아니 괜찮습니다."
"제가 사드라고 싶어 그렇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뭐든지 고르십시오"
남의 성의를 한사코 거절하는 것도 결례가 될 것 같았다. 해서, 조그만 환타를 한 병 집어 들었다.
"냉커피도 한 통 가져가세요!" 라며 그 양반은 냉커피를 한통 꺼내더니 내게 건넨다.
"초면에 폐가 많았습니다. 고맙게 잘 마시겠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건네자,
"별 말씀을요. 어르신께 음료수 한 통 사드리는게 뭐 그리 대수라고요."
정이 물처럼 흐르면 우리네 삶은 좀더 훈훈해 지리라. 스리슬슬 굴러가는 수레바퀴마냥 세상은 한결 부드럽게 돌아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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