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새들의 노래소리/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6. 20. 14:38

 

아침은 새들의 노래소리로부터 열린다.

먼동이 터고 동녘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하면 새들은 울어대기 시작한다.

"호르르호르르, 아침밥 먹었나? 호르르호르르!"

저 새 울음소리는 참 맑고 곱다. 새 이름을 모르니 그냥 '호르르새' 라고 하자. 이름 옳게 안불러 준다고 서운하다해도 어쩔 수 없다. 모르는 걸, 뭘 어쩌란 말이냐!

하고 많은 새 중에 저 새 울음소리가 제일 고울 것이다. 저 새가 제일 부지런할 것이다.

산비둘기와 소쩍새 울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구성지고 애잔하다. 산비둘기 울음소리에 홀아비 넋두리는 더 늘어만 났을 것이고 야삼경에 울어대는 소쩍새울음소리에 젊은 과수댁 한숨소리는 더 깊어만 갔을 것이다.

"꺽꺼억 꺽!"

앞산기슭에서 장끼가 운다. 아직도 짝을 못 찾았나보다.

참새는 홀로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작게는 네댓 마리씩 많게는 몇 십 마리씩 떼로 다닌다. 그래서 복수형 명사인 '참새떼' 탄생했을 것이다. 시끄럽다. 참새떼가 지저기는 소리는 너무 시끄럽다.

아무리 그래도 참새는 사람과 가장 친근한 새다.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유해조류로 분류되지만 먹고살아가려니 참새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점심 먹은지 한참 지났다. 낮잠 한 숨 자지도 않고 참새떼가 초소앞 느티나무에 앉자 시끄럽게 울어댄다.

"째재잭짹짹 째재잭 짹짹, 날 디기 덥다. 30도는 넘겠다. 경비아저씨 더우만 에어컨 틀고 지내시구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