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빈 집/조경자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0. 29. 19:25

 

야생화 피고 지는 기척 없는 뜰 안

그리움 끌어안고 깨어진 항아리

해종일 기다리며

키 크는 도토라지

 

웃음소리 그득하던 먼지 수북 쌓인 방

적막이 걸려있는 깊이 잠든 자물쇠

부서진

미닫이 열면

반겨주실 어머니

 

할 말을 잊어버린 무너진 토담 아래

헤진 기억 뒹굴며 짝 잃은 검정고무신

흐르는

세월 속에 묻혀

잊혀가는 고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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