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꼬맹이 손녀딸/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6. 7. 22:01

 

우리 집 여덟살 초등학교1학년 막둥이 손녀딸은 대책이 없다.

음악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다 선생님 피아노반주에 맞춰 입을 크게 벌리고 노래하는데 우리 집 손녀딸은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숨는다고 했다.

그런 손녀딸이지만 학교에 가기 싫다면서도 결석은 안 한단다. 결석하면 안 되는 줄 알기는 아는 모양이다.

그런 막둥이 손녀딸이 잘하는 게 하나 있다고 했다. 만들기란다.

그래서 꼬맹이는 공작시간을 기다린다고 했다.

막둥이가 잘 하는 게 또 하나있다. 먹는데는 누가 뭐래도 일등이다. 꼬맹이는 맛있는 것은 많이 먹어야 한다고 했다.

얼마전 집사람 생일때, 큰아들 내외가 두 손녀딸을 데리고 내려왔다. 이틑날 집사람 생일날 오후, 두 손녀딸은 고모집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큰아들 내외와 집사람과 두 손녀딸은 점심나절, 택지에 있는 딸아이 집엘 갔다.

택지에 있는 딸아이 집에 들어서자 두 손녀딸은 좋아서 길길이 뛰더라고 오늘 아침에 집사람이 얘기했다.

 

시집가기 전, 딸아이는 어린 두 질녀를 쥐잡듯 다뤘다. 말 안들으면 조그만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렸다. 머리를 감길 때 어린 질녀들이 조금이라고 떼를 쓰면 사정없이 엉덩이를 때리곤 했다.

그런 딸아이었지만 두 손녀딸은 고모를 아주 잘 따랐다. 잘 해줄때는 엄청 잘해주기 때문이었다.

집사람 생일날 저녁, 식당에 갈 때 나는 막내 차를 타고 갔다. 집사람과 큰아들 내외는 딸아이 집에서 드럼드럼 식당으로 곧장 왔고, 딸아인 두 질녀를 데리고 택시로 도착했다.

고기를 구워먹는데 막둥이가 심드렁했다.

집사람이 귀뜸했다. "지 고모집에 가자마자 방망이만큼 큰 핫도그 한 개 해치웠으니 올챙이같은 배에 더 들어갈데가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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