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5. 22. 09:07

 

마구 뛰어들어온다

주인에게 허락도 받지않고

멋대로 들어온다

노크도 없이

 

내방에 침입한

당신은

그 옛날

내가 죽도록 좋아했던

앞집 분이 웃음만큼이나

날,

사르르 녹인다

 

당신은

무법자다

주인의 허락도 받지않고

남의 방에 마구 뛰어들어오는

무법자다

 

그래도 당신이 좋다

당신이 쏘아대는

총구에서는

맑고도 환한

빛이

마구 쏟아져나오고

그 빛은

늙은 우리 내외의 방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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