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5. 8. 10:27

옛날,

읍내 중학교 다닐 때

해마다 어머니날이면

장터 고무신방에 들려

하얀 코고무신 한켤레를

어매에게 사다드리곤 했다


하얀 코고무신을 받아던

어매는

환하게 웃어셨다

어매의 웃음은 풋풋했다

풋풋한 웃음 속에선

그윽한

찔레꽃 내음이 풍겨나왔


보리밭은

초록물결로 넘실댔

노아의 대홍수 때,

올리브나무가지를 입에 물고 왔다는

비둘기,

그 비둘기가 가져다주는 평화보다

더 큰 평화가

초록보리밭골엔 넘쳐났다


눈감으니 보인다

어린 자식이 건네주는

하얀 코고무신 신어보고

환하게 웃으시던

주름 가득한

울 어매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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