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이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5. 2. 22:53

나는 시인이다.

시인은 시인인데 햇살 반짝 비치고 실개천 졸졸 흘러가는

살가운 풍광을 볼 수 있는 눈이 없다.

맑디맑은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도 없다.

그래서 나는 시의 본향이라는 서정시를 못쓴다.

자유는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위대하고 큰 가치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우리는 나의 자유를 당신이, 당신의 자유를 내가,

속박하며 살아간다.

권위라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답습하면서 살아가는 게, 서글픈 오늘의 현실이다.

직장에서 상사가 암소를 보고 황소라고 부르면 아랫사람은 숙맥처럼 황소라고 불러야한다.

그것이 엄연한 직장문화이다.

시인이 쓰는 시는 스님이 두드려대는 목탁소리를 내어야한다.

통통 토동통, 맑고 고운 소리는 못내더라도 투둑투둑 둔탁한 소리로 들릴지라도,

목탁소리를 내어보려고 나는 참여시를 쓴다.

나는 얼치기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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