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마당에 서있는
우리 집 고물 자전거
겉은 허름해도 속은 멀쩡하다
10호봉 고참자전거다
닳고 헤져서 발가락이 비어져 나온다고
하도 투덜거려서
뒷바퀴는 작년에
앞바퀴는 올해
새신발로 갈아 신겼더니
찍소리 없다
앞바퀴는 당기고
뒷바퀴는 밀고
휘파람 불고
콧노래 부르며
스리슬슬
자전거가 달려간다
낮술이라도 한잔 했는지
앞바퀴가 비틀거린다
뒷바퀴가 냅다 고함을 지른다
"요즘엔 자전거도 음주단속 한대요. 핸들 똑바로 잡아요!"
보고도 못 본척
고개 돌려버리는
음주운전 단속나온
젊은 경찰아저씨
해말간 웃음이
아침이슬만큼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