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나뭇잎이
나부낀다
곱디고운 미풍
어여쁜 아가씨 바람이다
웬걸
바람은 이내 미쳐날뛰는 도깨비가 된다
간판이 날아가고
아파트 쓰레기장 지붕이 날아가고
나뭇고개 가로수 몇 그루를
도로 한복판에 내동댕이 치더니 바람은
기운이 빠져 소백산 비로사 뒤 골짝으로 숨어버린다
눈을 떴다
꿈이었다
집사람 목소리로 변한 바람이
깩! 소릴 지른다
그만 자고 일어나요
무슨 잠을 그렇게 자요
번개시장 가서 당파 한 단 사와요
파김치 담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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