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노래

새벽길/남정희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24. 19:25

순찰 한 바퀴 돌고나니 오후 4시10분이었다. 순찰기기를 2초소에 인계하고 쓰레기 정리에 들어갔다.

치워도치워도 끝없이 쏟아지는 쓰레기, 쓰레기들!

공휴일이나 주말이면 이렇게 쏟아지는 쓰레기와 전쟁을 치룬다. 쓰레기와의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이다. 스트레스 날아가라고 속시원히 욕지거리를 해댄다. 총 없는 전쟁이니 욕지거리도 가슴속으로 하는 소리없는 욕이다. 남이 들을 수 없으니 아주 질펀하게 해된다.

나이는 들었지만 대한민국육군 예비역병장 출신이라 군대생활 삼년동안 배웠던 욕지거리는 결코 녹슬지 않았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하지만 기본기가 재대로 된 실력이라 남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렇게 욕지거리를 해대며 쓰레기와의 전쟁을 끝낸다. 아니 휴전에 들어간다. 두시간 후에 다시 치뤄야하기 때문이다.

초소로 들어와서 동화, '현욱이 남매와 꼬마공주님 초롱이' 집필을 끝냈다.

느긋하다. 쓰레기장 정리도 끝냈겠다 쓰던 작품도 매조지해 블로그에 올렸겠다 아주 느긋해진다.

이럴땐 노래 한곡조 뽑으면 닥상이다. 내 노래실력은 혼자부르면 일등이요 둘이 부르면 이등이요 셋이 부르면 삼등이다. 참고로, '닥상이다!' 는 아주 딱 맞아떨어진다는 뜻의 전라도 말이라고 한다. 글을 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전라도말도 배워버렸다.

이런 형편없는 노래실력이지만 혼자일땐 곧잘 주먹마이크를 거머쥐고 한곡조 뽑곤한다.


사랑은 하늘가에  메아리로 흩어지고

그이름 입술마다 맴돌아서 아픈데

가슴에 멍던 상처 지울길 없으라

정답던 님의 얼굴 너무나도 무정해

울면서 돌아서는 안개 짙은 새벽길


1967년 여고생 가수 남정희가 부른 '새벽길'이다. 노래가 인기를 끌자 72년엔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영화 '새벽길' 은 신성일과 남정임이 주연했다. 방인근의 소설, 새벽길은 그렇게 영화화됐다.

새벽길의 주연 여배우, 남정임과 주제곡을 부른 남정희는 단명했다. 남정임는 지병으로,

남정희는 교통사고로 삼십대 한창 나이에 팬을 버리고 별나라로 떠나버렸다.

팬들은 그렇게 배우 남정임을, 가수 남정희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꽃잎은 눈처럼 창가에 쌓이는 밤

기러기 날개 끝에 부쳐보는 사연은

사랑이 병이되어 찾아온 가슴에

따스한 남의 입김 너무나도 차거워

울면서 돌아서는 안개 짙은 새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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