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하지 않지만 평일이면 어김없이 경비아저씨는 정문 앞에 나가서 교통정리를 합니다.
교통정리는 8시10분부터 50분까지 40분동안 한답니다. 엊그제 금요일 아침에도 경비아저씨는 그렇게 교통정리를 하고있었습니다.
8시20분쯤, 만세엄마가 모는 하모니학원차가 경비아저씨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경비아저씨를 본 만세엄마가 손을 이마에 올리더니 척하니 거수경례를 부치고 생긋 웃으며 지나갑니다.
만세엄마는 3초소 관할구역인 206동에 살고 있답니다. 경비아저씨가 3초소에서 1초소로 내려올때 만세는 네 살쯤 되었을 것입니다. 벌써 6년전 일이었으니 만세도 이젠 열 살, 초등학교 3학년은 되었겠지요. 만세 오빠 현욱이는 열 두 살 5학년쯤 되었겠고요.
언젠가 엄마 뒤에 현욱이가 졸졸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현욱이가 말썽을 부렸나봅니다.
"너 나쁜 어린이 되고싶어?"
엄마가 다그치차 현욱이가 대답합니다.
"아니!"
현욱이도 나쁜 어린이는 되기 싫은 모양입니다.
추운 겨울날엔 초롱이는 할머니나 할아버지 등에 업혀 유아원에 갔답니다.
손녀딸을 등에 업은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 피어 납니다. 좋아서였겠지요. 손녀딸을 업어보지 않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흐뭇하기만 한 그 기쁨을 모르실 겁니다. 경비할아버지는 손녀딸, 신우와 시우를 업어봐서 초롱이를 업고 가시는 초롱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기쁨을 잘 압니다.
봄이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자 등에 업혀가던 초롱이가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이끌려 유아원에 간답니다.
그러던 초롱이를 엊그제 아침에는 할머니가 들쳐업고 뛰어가시더라고요. 식구들 중에 누군가 늑장을 부렸나봅니다. 유아원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할머니는 초롱이를 들쳐업고 그렇게 뛰어가셨겠지요.
오늘은 토요일이라 교통정리를 하지 않습니다. 초롱이도 유아원에 가지않고 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재밌게 놀겠지요. 초롱이를 만날 수 있는 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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