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18. 09:51

송골재

넘어가는

좁다란 오솔길에

빨간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번드네동네

조총각과

송골동네

연희 처자는

사랑을 했다네요

 

조총각은

곰보였지요

연희 처자 집에서

사위로 들이기를

한사코 반대했지요

 

바람에

한잎 두잎

진달래꽃잎 떨어지던 날

젊은

두 연인은

함께 농약 나누어 마시고

손맞잡고

따사한 양지녁 언덕 아래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지요

 

바람에 떨어져 내린

연분홍빛

진달래꽃잎이

조총각 얼굴의

곰보자국 서너개를

메워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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