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배가 고프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8. 19:43

 

점심먹고 40여 분 휴식한 후, 쉼없이 일했더니 기진맥진이다.

자전거방에 들려 튜브와 타이어를 동시에 교환했더니 3만원이라고 했다. 지갑에 들어있던 구렁이알 같은 내돈 3만 원이 그만 축나 버렸다.

말이 그렇다는 얘기다. 만 9년동안 날 태우고 다닌 자전거다. 새 신발 갈아신기는데 들어가는 돈이 아까울리 있겠는가?

여보시게 자 선생!

더도 덜도말고 올해 포함해서 3년만 더 날 태우고 이 길 출퇴근 좀 시켜주시게. 내 나이가 일흔둘인데 경비원 3년 더해먹겠나.

그렇게 자전거 신발 새것으로 갈아 신기고 초소에 돌아와 쓰레기장을 돌아보았더니 쓰레기는 왜그리 많이 나왔는가.

그 많은 쓰레기 정리하느라고 꼬박 40여 분을 골탕먹었다.

5시 30분, 벌써 저녁식사시간이다.

힘들게 일한 뒤에 먹는 밥맛이란 바로 꿀맛이다.

그대여. 밥맛없다하지말고 힘든 일을 하고난 뒤 밥상 앞에 앉아보라. 노동과 삶의 진리가 그곳에 있으려니.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들의 합창/문경아제  (0) 2018.03.14
마중물/문경아제   (0) 2018.03.13
에너지/문경아제  (0) 2018.03.07
삼일절1/문경아제  (0) 2018.03.01
골목길/문경아제  (0) 2018.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