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이땅의 가수입니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2. 15. 09:59

언땅이 녹아내리던 그날

그대는 무대에 섰습니다

이선희의 노래, '제이에게' 를 부르던 그대의 모습은

그 옛날, 떠거머리 총각이었던 내가 바라만봐도 가슴이 두근두근 할만큼 예뻤던,

앞집 순이같았습니다

 

제이는 누구일까요?

그대와 내가

아니,

우리 모두가 함께 사랑해야 할

만인이 연인이 아닐까요?

 

이따금, 몇줄의 시를 쓰는 나는

얼치기 시인이지만

제이에게를 부르던 그대는

천하제일의 여가수였습니다

 

우리 집 담장아래

매실나무 실가지에

꽃망울이 터지면

꽃소식 전하겠습니다

북녁땅 그 어딘가에 있을 그대의 집

뜰 앞 살구나무에 살구꽃 화사하게 피어나면

편지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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