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는요 소낭구야요
있잖소 "옳지 옳지" 한 발짝 더 와보소 "에헤이~ 거시기. 허이. 헉거참"
좋소 뭐 젊은 낭구야 기름이 좔좔 흐르니 물 안줘도 빤질거리지 만서도
뜻뜻하니 기래도 고맙소 늙은이한테 물까지 주고
있잖소 거 쪼매 앉아보소 어제는 메추라기 식구네 와서 방방 뛰놀다 내 마른 손가락 바삭 하면서 새끼랑 떨어졌잖소 기래 내 살껍데기 벗겨서
방석 맹글어 줬더니요 젊은 적송 놈한테 가면서 내굽은 허리랑 바삭 몸뚱아리 비웃잖소 에효효~효
오늘 새벽은 크낙새 한 마리 젊은 놈 몸뚱가리 안파지니께 내 몸 속 창자 까지 깊이
헤집어 놓더니요 샥시 불러 내 골수까지 빼먹지 않겠소
아니~ 왜 가시게?
복장 터져 가슴 친건데 살껍데기 바삭 떨어져 놀라가시니껴 에고고 허파 뒤비지요
내요 말만 이래요
나그네 발길 끊길까 새들 그늘막이 못될까 억장 무너지요 기래도 헤헤 행복해요
있잖소
사월 약산 진달래랑 오월 춘풍이요 사시사철 내를 부럽다 하요
그라고 해님도 달님도 부럽다 하요 내 뿌리 있음에요
송이 여기 있소 헐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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