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허리병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2. 1. 08:56

어제는 허리가 아파서 고생을 했다.

초소에 앉아 있으면 괜찮았지만 걸어다니거나 일을 하면 허리가 뒤틀리고 아파서 아주 고생을 했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는 일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허리병은 문화병이다. 허리병은 종일 책상머리에 앉아서 일을 하는 사무직들이 많이 걸리는 병이다. 남보기에는 멀쩡한데 당사자는 아주 고통스러운 병이 허리병이다. 며칠 쉬면 낫는 병이 허리병이다. 그래서 문화병이라고 한다.

40대 장년시절엔 허리병으로 고생을 참 많이 했다. 마흔두 살이던 88년, 겨울에는 척추디스크로 병원에 달포간 입원을 하기도 했다.

 

어제는 허리를 유리그릇 다루듯 아주 조심했다.

젊은 시절 현직에 있을 땐 어제 같은 날은 조퇴하면 그만이었다. 정년퇴직하고 잡은 인생여정의 제2라운드 직업은 그게 힘들다. 아파서 움직일 수 없으면 모를까 그정도가 아니면 일을 계속해야 한다. 우리 같은 경비원은 왠만큼 아파서는 일을 해야한다. 아니면 사람 사서 대무를 시키고 쉬어야한다. 그것이 관습이고 경비원 세계의 분문률이다. 경비원은 일테면 도급제 일꾼인 셈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멀뚱히 천정 올려다보며 싱긋 웃으며 사는 게 무엇인지를 음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