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추운 날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물 묻은 손으로 문고리를 만지면 손에 쩍쩍 달라붙던 그 추운 겨울 날 저녁엔 갱시기를 끓여주시던 울 어매가 그리워진다.
기름 한방울도 귀하던 참으로 가난했던 시절!
뜨근한 갱시기로 저녁 때우고 누야와 나는 어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아야기를 듣는다. 별순 달순이야기도, 백호이야기도 듣는다. 얘기가 동이나면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는 이렇다.
"잇년이(어떤 여자가) 논틀로 밭틀로(논으로 밭으로 들을 지나) 가단께(가더니까) 해 넘어 가는 소리가 '쿵!' 하고 들리더라."
어머니는 나이 여든에 돌아가셨다. 옛 얘기를 들려주시던 그때의 어머니보다 지금의 내 나이가 훨씬 더 많다.
곰백살이 되어도 자식은 자식이다.
오늘 같이 추운 날엔 갱시기 끓여주시고 옛 얘기 들려주시던 어머니가 눈물겹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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