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동 앞에서 이웃 동에 살고있는 엇비슷한 일을 하고있는 선배 부인을 만났다. 거의 동시에 선배 부인도 나를 보았다.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나누었다.
선배 부인의 손에는 큼직한 종이상자가 들려있었다. 종이상자 안에는 여성용 외투가 들어있는 것 같았다.
부인은 외투를 꺼내 보이면서 말을 걸어왔다.
"이 거 이쁘죠. 세일해서 3백 5십 한다기에 가져 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 되갔다 주려고요."
'그 참, 3백 5십이 뉘집 아이 이름인가? ' 그런 생각을 하며, "예, 맞니더. 너무 비싸니더!" 라고 간단히 대답하며 빙긋이 웃어버렸다.
경비원 한 달 보수가 1백 30여 만원이다. 그 돈도 많다고 구조조정을 하느니마느니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3백 50여 만 원짜리 외투라. 극히 잠시라지만 그 부인, 참으로 허황된 꿈에 사로잡혀있었다.
사람의 품격은 신분과 재산으로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덕과 품성(品性)으로 이루어 질 것이다.
높은 지위와 화려한 옷으로 품격이 갖춰진다면 도덕적 덕목을 주장하며 배려와 나눔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찌될까! 모르긴 해도 신이 돌보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하천민으로만 머물러 있을 것이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모마음/문경아제 (0) | 2018.01.20 |
---|---|
출근길1/문경아제 (0) | 2018.01.17 |
쓰레기분리수거/문경아제 (0) | 2018.01.11 |
눈이 내렸다.1/문경아제 (0) | 2018.01.10 |
눈이 내렸다/문경아제 (0) | 2018.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