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눈이 내렸다.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 10. 08:42

자고 났더니 또 눈이 내렸다.

오늘까지 근 나흘을 자고나면 눈은 왔다가곤 했다.

오늘 근무자는 눈치느라 고생 좀 했겠다.

밤새 내린 눈은 아파트경비원에게는 반갑잖은 불청객이다. 밉상이다. 새벽같이 출근한 경비원에게 눈치는 일은 고역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불청객이라지만 경비원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눈은 내려야한다. 여름엔 비가와야 하듯이 겨울엔 눈이 내려야한다. 그래야 강물도 불어나고 봄에 가뭄이 들지 않는다.

스륵스륵 비질을 한다. 뚝딱뚝딱 종가래를 민다. 눈을 치운다. 코꼴같은 마당의 눈을 치우고, 골목길에 쌓인 눈을 치운다.

허리가 아프다. 그것도 일이라고 허리가 아프다. 새월탓 나이탓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