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이 창을 부를 때 고수는 북채를 휘어잡고, "따닥 둥!" 북을 두드리며, "얼씨구", "그렇지","잘한다" 라고 외친다.
추임새다. 고수는 그렇게 추임새를 외치며 흥을 북돋운다. 고수의 추임새는 양념이다. 반찬에 고추가루나 깨소금 같은 양념이 들어가지 않으면 제대로 맛을 낼 수 없다. 소리마당에 추임새를 넣는 고수가 없다면 소리꾼은 창을 부를 수가 없다.
이는 상부상조의 차원이 아닌, 소리꾼이 없으면 고수의 존재이유가 없고, 고수가 없으면 소리꾼이 창을 못 부르는 맥락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도 마찬가지다. 갑과 을은 보완적 관계를 넘어, '갑이 있기에 을이 있고 을이 있기에 갑이 있다' 라는 필연적 관계이다.
추임새는 상대를 응원하고 소통하는 도구이다. 세상사람들이 추임새를 상용화할 때, 세상은 '누가누가 잘 하나' 가 아닌 '모두모두 잘 한다' 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 세상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신바람나게 살아가는 삶터' 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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