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종호 형님이 사겠다고 했다.
학유정(鶴遊停)에서 지인들이 함께 모여 고스톱치며 놀다가 여섯시가 넘어서자 헤어지는 판이었다. 종호 형님이 저녁사겠다며 가자고 했다.
종호 형님과 길 선배, 경호친구와 내가 한데 얼려 줄래줄래 '소백 감자탕' 을 찾아 갔다. 우린 그렇게 왁자지껄 떠들어대며 줄남생이가 되어 식당으로 향했다.
종호 형님이 여든이요 길 선배가 일흔아홉, 막둥이인 경호 친구와 내가 일흔에 귀 하나가 붙은 일흔 하나이다.
우린 반주로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식사가 거의 끝나가자 경호 친구가 노래방에 들려 좀 놀다 가자고 했으나 모두들 오늘은 이쯤에서 일어서자고 했다.
오늘도 우린 희희낙락하며 노년의 한때를 보냈다. 아름다운 서산의 낙조처럼 우리들의 남아 있는 인생여정도 고왔으면 좋겠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비는 얼어죽을지언정 결코 겻불은 쬐지 않는다/문경아제 (0) | 2018.01.06 |
---|---|
우리집 보물/문경아제 (0) | 2018.01.04 |
세모(歲暮)/문경아제 (0) | 2017.12.31 |
상견례/문경아제 (0) | 2017.12.25 |
줘야받지/문경아제 (0) | 2017.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