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노년의 한때/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 2. 21:13

 

 

 

 

 

 

 

오늘 저녁은 종호 형님이 사겠다고 했다.

학유정(鶴遊停)에서 지인들이 함께 모여 고스톱치며 놀다가 여섯시가 넘어서자 헤어지는 판이었다. 종호 형님이 저녁사겠다며 가자고 했다.

종호 형님과 길 선배, 경호친구와 내가 한데 얼려 줄래줄래 '소백 감자탕' 을 찾아 갔다. 우린 그렇게 왁자지껄 떠들어대며 줄남생이가 되어 식당으로 향했다.

종호 형님이 여든이요 길 선배가 일흔아홉, 막둥이인 경호 친구와 내가 일흔에 귀 하나가 붙은 일흔 하나이다.

우린 반주로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식사가 거의 끝나가자 경호 친구가 노래방에 들려 좀 놀다 가자고 했으나 모두들 오늘은 이쯤에서 일어서자고 했다.

오늘도 우린 희희낙락하며 노년의 한때를 보냈다. 아름다운 서산의 낙조처럼 우리들의 남아 있는 인생여정도 고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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