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우리집 보물/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 4. 11:09

아이들이 자고있다. 코록코록 자고있다.

우리 집 보물단지인 일곱 살, 열한 살, 두 손녀딸이 콜콜 자고있다. 열한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일어날줄을 모르고 코록코록 자고있다.

배고프면 일어난다고 집사람이 말했다. 하루에 두어번 싸운다고도 일러졌다.

싸움은 늘 꼬맹이가 언니한테 먼저 건다고 했다. 동생의 프리미엄 탓이리라. 아이들은 병아리 싸우듯이 그렇게 쌈하며 커는법이다.

내일 금요일에 애비가 아이들을 데려간다고 했다.

두 손녀딸이 가고나면 우리집은 또 절당이 되겠다. 늙은 우리 내외는 아이들이 왔다가 가고나면 늘 몇며칠을 아이들 소리 그리워하며 살곤했었다.

아이들이 가고나면 우리 내외 두 귀엔 또 몇 며칠동안 재잘대는 아이들소리 들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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