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對話)/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 10. 20:31

밤하늘에

모래 한 움큼을 확 뿌려본다


모래는 별이 된다


별이 된 모래는

별로만 남아있지 않고

비둘기가 되고, 듬직한 바위가 되고,

소나무와 대나무가 되고,

어떤 별은

꼬리 팍 내리고 어슬렁거리고 걸어가는

누르스름한 멍구로 변하기도 한다


시인이 된 별이 말을 걸어온다

"내일밤에 꽃동산 '눈마차' 에서 소주 한 잔 합세"

올려다 보고 대답을 한다

"그래, 자네 두 잔 내 두 잔, 나머지 석잔은

추워서 달달달 떠는 길냥이에게 줍세"

우리는 마주 바라보며  

"껄껄껄!"

웃어버린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높이/문경아제  (0) 2018.01.12
사모곡.1/문경아제  (0) 2018.01.11
겨울나무/문경아제  (0) 2018.01.10
옛 동무들/문경아제  (0) 2018.01.10
겨울연가(戀歌)/문경아제  (0) 201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