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12. 13. 13:04

작년겨울에 시집간

딸아이가 보고싶을 땐

101동 서쪽끝자락 철망에 붙어서서

부영아파트 불빛을 바라본다

 

아빠는 잘못하는 게

열가지도 넘는다고

쫑알거리던

고 조그만 입

떠올리며

빙그레 웃으본다

 

지금

이 시간도

분필가루 마시며

딸아이는

아이들 가르치고 있겠다

 

하나 둘

불빛이

꺼져가고

별빛은

더 밝아진다

애비를

꼭 빼닮은

애물단지 딸아이도

이젠

집찾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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