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엔 희뿌연 구름이 무더기무더기 떠있다.
듬성듬성 별도 박혀있다. 물을 먹었는지 별들이 촉촉해 보인다.
밤열시 반, 퇴근해서 밤참 먹어려고 동네마트에 너구리 몇 마리 사러갔다. 마트에도 너구리가 살기 때문이었다.
퇴근해서 출출할 때 먹는 너구리맛은 아주 그만이다.
너구리는 잡식성 동물이다. 나무열매도 따먹고 들쥐, 개구리, 뱀도 잡아먹는다. 야행성동물이지만 더러는 낮에도 활동을 한다. 먹을 게 별로 없는 늦가을이면 산에서 슬슬 들로 내려온다.
산에만 살것이지 들에 내려와 피해를 준다고 농부들은 너구리에게 불평이 아주 대단하다. 너구리와 고라니는 농부들의 공적 제1호다. 그 다음이 산돼지다.
동네마트에 사는 너구리들은 온순하다. 친화력이 제법이다. 늦은 밤, 마트에 들릴 때마다 몇 마리씩 줄래줄래 뒤를 따라온다. 신통한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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