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조는 동회장이 점심을 사줬다고 하더라는 얘기를 집사람에게 하였더니 이런다.
"오늘도 사줄꺼야. 그러니 도시락 한개만 가져가요. 두개 가져가서 괜히 하나 가져오지 말고."
"동회장은 땅팔아놓고 장사하나. 바래기는. 안 사주면 우얄낀데."
"걱정도 팔자유. 그럼 사먹어면 되지!"
시계를 쳐다보니 새벽 세시였다.
어느집이건 안사람들은 도시락 싸는게 고역인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으로 때울 빵 몇 조각과 도사락 한개만 달랑 챙겨서 출근을 했다.
전신전화국 맞은편에 있는 정든식당을 찾았다.
음식이 정갈하고 정성이 배어있는 것이 느낌으로 와 닿기 때문이었다.
닭개장을 시켰다. 집사람과 딸아이와 박서방까지 함께 했드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저녁은 나홀로 그렇게 외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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