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에 도착하니 오후 1시 40분이었다. 오늘로서 연 사흘째 출근이다.
반대 당무인 송선배가 휴가를 갔기때문이다.
반대 당무자가 휴가를 가면 근무자는 오후 2시에 출근해서 밤10시에 퇴근을 한다.
곳곳에 일거리가 싸여있다. 오전에 근무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옆 초소에서 봐준다하지만 쓰레기장 정리 정도이다. 자기네 초소일도 바쁜데 봐줄래야 더 이상 봐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초소앞과 102동 5. 6라인 앞, 외곽도로의 낙엽을 말끔히 정리하고 놀이터로 올라갔다. 그곳에도 낙엽은 수북히 싸여있었다. 지하주차장입구도 다를바 없었다.
낙엽 다 정리하고 4시에 순찰 한바퀴 돌고 쓰레기장에 싸여있는 그 많은 쓰레기 다 정리하고나니 4시 40분이었다. 근 세시간을 쉼 없이 일을 한 것이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생계형경비원인 나같은 사람에게 일거리가 있다는 게, 일을 할수 있다는 게, 그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밤10시, 퇴근길에 나서서 노래 한곡 부르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또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랴.
일거리여, 곳곳에 싸여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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