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낙엽을 쓸면서/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11. 5. 09:42

 

 

스륵스륵 비질을 한다. 기다란 대비로 아파트인도에, 마트앞 외곽도로에, 지하주차장진입로에 수북히 떨어진 낙엽을 쓴다.

비질을 거듭 할 수록 떨어진 낙엽은 말끔히 쓸려 푸대에 담겨진다.

그래, 이 가을엔 가슴속에 수북히 싸여있는 온갖 번민과 갈등의 씨앗도 깨끗이 쓸어내자.

돈도 명예도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지만 그 몹쓸 번민과 갈등은 가슴 한켠에 웅크리고 있나니.

이 가을엔 그것들도 이 긴 대비로 낙엽처럼 스륵스륵 쓸어버려야 하겠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