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우째 이런일이/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9. 22. 10:42

 

글을 쓰면 반드시 usb에 저장시키곤 했다. 그일은 습관처럼 이어져왔다.

어느 날 밤이었다. 그날도 글 한편을 써서 메모리에 저장시키려는데 머리가 하얘졌다.

저장방법이 요지부동,기억이 나질 않았다.

이리저리 이 생각 저생각 아무리 애를 써봐도 지워져버린 기억은 되살아나질 않았다.

일흔한 살, 망각의 늪에 빠질 나이도 되었다지만 허탈했다. 서글픔이 엄습해왔다.

하나 둘, 내게서 기억력을 거두어 가는 신이 야속했다.

그일이 일어난 올해 봄부터 지금까지 노트북에 써놓은 글을 usb에 퍼담을 때엔,

이웃에 사는 후배글쟁이 최 시인을 찾아가곤 했다.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겠지만 너무도 빨리온 기억력의 감퇴가 무척이나 서운하다.

세상에 말로만 듣던, '우째 이런일이 일어날까!' 노욕을 버리라는 신의 분부실까?

지은 죄 기워 갚어라는 신의 명령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잃어버린 기억력처럼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월 열여드레 새벽달/문경아제  (0) 2017.10.07
진수성찬을 차려라/송영희  (0) 2017.10.01
가을은/문경아제  (0) 2017.09.20
그 얼굴의 햇살/이용복  (0) 2017.09.17
ln god we trust  (0) 2017.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