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그 얼굴의 햇살/이용복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9. 17. 09:29

눈을 감으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다정한 그림자

옛 얘기도 잊었다 하자

약속의 말씀도 잊었다 하자

그러나 눈 감으면

잊지 못할 그 사람은

저 멀리 저 멀리서

무지개 타고 오네

 

그러나 눈 감으면

잊지 못할 그 사람은

저 멀리 저 멀리서

무지개 타고 오네

 

올드팬들의 가슴 속에 추억으로 남아 있는 '그 얼굴의 햇살' 은 1972년 대한민국 가수 이용복이 불렀다.

1952년생인 이용복은 대구에서 태어났다. 1970년 '검은 안경' 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가수 이용복! 그는 맹인이었다. 이용복은 무대에 설때엔 꼭 검은색 썬그라스를 끼고 나왔다.

펜들은 그를 맹인가수라고 불렀다.

이용복은 음량이 풍부한 가수였다. 눈 감으면 훤하게 떠오른다.

혼신의 열정을 쏟아내며 열창하던 맹인가수 이용복의 모습이.

이용복은 또 유모어를 잘 구사할줄 아는 사람내음이 물씬 풍기는 가수였다.

1971년 12월 25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 충무로에 있는 대연각 호텔(23층, 지상21층 자하2층)에 화재가 났을 때,

이용복은 자신이 젤 먼저 화재현장을 보았다고 했다.

 

젊은 시절, 고향인 문경 가은에서 농사짓고 살때였다.

마을에 나보다 일곱 살쯤 작은 김시영이라는 후배가 있었다. 내게는 먼 일가 아재비뻘이 되는 청년이었다.

시영이 아재는 이용복의 노래, '그 얼굴의 햇살' 을 기가막히게 잘 불렀다.

"저 멀리 저 멀리서 무지개 타고 오네"

고음처리를 능수능란하게 해가며 노래를 끝맺음 하던 시영아재의 모습이 42년이 흘러간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직업 따라 대구에선가 살던 시영이아재는 폭음하고 노중에서 객사했다.

젊은날의 객기가 시영이아재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 버린 것이었다.

눈감으면 보인다. 시영아재의 그 털털한 미소가 저 멀리서 다가온다.

눈 지긋이 감고 그 얼굴의 햇살을 열창하던 시영이아재 모습이 눈감으면 아련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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