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9. 20. 12:06

1자에 동그라미

한개가 붙은 늦은밤

가방 둘러매고

자전거에 올라앉아

퇴근길에 나선다

 

길가

풀섶에서

귀뚜라미가 운다

또르르 또르르

구슬프게 운다

 

가을이면

귀또리는

그렇게

울어댔다

 

예나

지금이나

귀또리 울음소리는

변함없는데

내 목소리만 늙었다

된서리 맞고

하얗게

하얗게

늙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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